몰 농도와 희석 — 수화물 분자량과 최종 부피에서 어긋난다
몰 농도 계산의 기본식부터 결정수가 붙은 시약의 분자량 함정, 용매를 더하는 것과 부피를 맞추는 것의 차이, C1V1=C2V2와 연속 희석까지 정리합니다.
용액 조제는 실험실에서 가장 자주 하는 일이면서, 동시에 조용히 실험을 망치는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. 계산 자체는 곱셈 한 번이라 어렵지 않은데, 어떤 분자량을 쓰는지와 부피를 어떻게 맞추는지에서 어긋나면 농도가 통째로 달라집니다. 이 글에서는 몰 농도 계산과 희석의 기본, 그리고 실제로 자주 나오는 실수들을 정리합니다.
몰 농도의 정의와 기본 식
몰 농도(molarity, M)는 용액 1리터에 녹아 있는 용질의 몰수입니다. 1 M은 1 mol/L을 뜻합니다. 여기서 필요한 질량을 구하는 식이 나옵니다.
질량(g) = 몰농도(mol/L) × 부피(L) × 분자량(g/mol)
예를 들어 1 M Tris 용액 1 L을 만든다면, Tris의 분자량이 121.14 g/mol이므로
1 × 1 × 121.14 = 121.14 g이 필요합니다. NaCl(58.44)로 0.1 M 용액
500 mL를 만든다면 0.1 × 0.5 × 58.44 = 2.92 g입니다.
가장 흔한 실수: 수화물의 분자량
이것 하나로 농도가 30% 넘게 어긋날 수 있습니다. 시약 병에 적힌 화학식에
·5H₂O처럼 결정수가 붙어 있다면, 무수물이 아니라
수화물의 분자량을 써야 합니다. 결정 안에 들어 있는 물도 함께
저울에 올라가기 때문입니다.
| 시약 | 분자량 | 0.1 M 1 L에 필요한 질량 |
|---|---|---|
| CuSO₄ (무수물) | 159.61 | 15.96 g |
| CuSO₄·5H₂O (5수화물) | 249.68 | 24.97 g |
병에 든 것이 5수화물인데 무수물 분자량으로 계산해 15.96 g만 달면, 실제 농도는 목표의 약 64%가 됩니다. 36%나 묽은 용액으로 실험을 돌리게 되는 셈입니다. 저울에 올리기 전에 병의 화학식을 한 번 더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합니다.
두 번째 실수: 용매를 "더하는" 것과 부피를 "맞추는" 것
계산된 질량을 달았다면, 용매를 그 부피만큼 붓는 것이 아니라 최종 부피가 목표 값이 되도록 채워야 합니다. 고체가 녹으면서 자기 부피를 차지하기 때문입니다.
500 mL 메스플라스크에 물 500 mL를 먼저 붓고 시약을 녹이면 총 부피가 500 mL를 넘어 농도가 목표보다 묽어집니다. 올바른 순서는 이렇습니다.
- 계산한 질량을 달아 비커에 넣습니다.
- 목표 부피의 절반 정도 되는 용매를 넣고 완전히 녹입니다.
- 녹은 용액을 메스플라스크로 옮기고, 비커를 헹군 물까지 함께 넣습니다.
- 눈금선까지 용매를 채워 최종 부피를 맞춥니다.
pH를 맞춰야 하는 버퍼라면 부피를 채우기 전에 pH를 조정하세요. 산이나 염기를 넣으면 부피가 늘어나기 때문입니다.
희석: C1V1 = C2V2
이미 만들어 둔 스톡에서 묽은 용액을 만들 때 쓰는 관계식입니다. 근거는 간단합니다. 희석해도 녹아 있는 물질의 총량은 변하지 않기 때문에, 희석 전의 농도×부피와 희석 후의 농도×부피가 같아야 합니다.
네 값 중 셋을 알면 나머지가 나옵니다. 보통 필요한 것은 원액을 얼마나 덜어 쓸지
(V1)이고, V1 = C2 × V2 ÷ C1로 구합니다.
여기서 놓치기 쉬운 것이 하나 있습니다. 계산된 V1은 원액의 양일 뿐, 더할 용매의 양이 아닙니다. 1 M 원액으로 0.1 M 용액 10 mL를 만든다면 원액은 1 mL이고, 여기에 용매 9 mL를 더해 최종 10 mL를 맞춰야 합니다. 10 mL를 더하면 농도가 목표의 약 91%가 됩니다.
연속 희석
농도를 크게 낮춰야 할 때는 한 번에 하지 않고 단계를 나눕니다. 1 M 용액에서 1 µM을 만들려면 100만 배를 묽혀야 하는데, 이를 한 번에 하려면 원액 1 µL에 용매 1 L를 넣어야 해서 정확도를 기대하기 어렵습니다.
대신 1:10씩 여섯 단계를 거치면 각 단계는 다루기 쉬운 부피로 처리됩니다. 각 단계의
농도는 시작 농도 ÷ (희석 인자)^단계로 줄어듭니다.
다만 단계마다 생기는 오차는 곱해지며 누적됩니다. 각 단계에서 2%씩 벗어나면 여섯 단계 뒤에는 10% 이상 어긋날 수 있습니다. 단계마다 충분히 섞어 주고, 가능하면 단계 수를 줄이는 편이 안전합니다. 희석 계산기의 연속 희석 탭에서 단계별 농도와 옮길 부피를 표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.
다른 농도 표기와의 환산
논문과 프로토콜은 몰 농도만 쓰지 않습니다. 자주 마주치는 표기들과 환산 방법입니다.
- mg/mL → mol/L: 분자량으로 나눕니다.
mol/L = (mg/mL) ÷ MW - %(w/v): 100 mL당 그램 수입니다.
1%(w/v) = 10 mg/mL이므로 같은 식을 적용하면 됩니다. - %(v/v): 액체끼리 부피로 섞는 비율이라 분자량이 필요 없습니다. 70%(v/v) 에탄올은 에탄올 70 mL에 물을 넣어 100 mL로 맞춘 것입니다.
- × 표기(10×, 50×): 사용 농도의 배수입니다. 10× 스톡을 1×로 쓰려면 10배 희석하면 됩니다.
현장에서 챙길 것들
- 시약 순도: 95% 순도라면 필요한 질량을 0.95로 나눠 더 달아야 목표 몰수가 맞습니다. 고순도 시약은 대개 무시할 수 있지만 표시를 확인하세요.
- 조해성 시약: NaOH나 CaCl₂처럼 공기 중 수분을 빨아들이는 시약은 빠르게 달고 병을 바로 닫아야 합니다. 시간을 끌면 무게에 물이 포함됩니다.
- 저울 정밀도: 소수점 둘째 자리 저울로 0.005 g을 달 수는 없습니다. 소량이 필요하면 진한 스톡을 만들어 희석하는 쪽이 정확합니다.
- 라벨: 이름·농도·용매·조제일·조제자를 적어 두세요. 며칠만 지나도 무엇인지 알 수 없게 됩니다.
- 점성 용액: 글리세롤이 섞인 용액은 팁 안쪽에 남는 양이 많아, 천천히 뽑고 천천히 밀어내야 정량이 맞습니다.
마무리
용액 조제에서 틀리는 곳은 계산식이 아니라 분자량과 최종 부피 두 군데입니다. 병의 화학식에 결정수가 붙어 있는지 확인하고, 용매를 "더하는" 것이 아니라 최종 부피를 "맞춘다"는 순서만 지키면 대부분의 오차가 사라집니다. 필요한 질량을 구하려면 몰 농도 계산기를, 스톡에서 작업 농도를 만들 때는 희석 계산기를, 버퍼의 pH를 맞출 때는 pH 계산기를 사용해 보세요.